죽쑤는 조선주, 언제쯤 볕들날이 올까

오늘 현대중공업과 삼성중공업이 3분기 실적을 발표했습니다. 현대중공업은 영업이익 289억원으로 흑자, 삼성중공업은 적자 1,273억원을 기록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은 아직 발표하지 않았습니다.

현대중공업이 흑자발표를 했지만 그것은 해양플랜트 체인지오더(추가공사에 대한 정산) 덕분이고, 조선만 놓고 보면 무려 적자 3,046억원이 됩니다. 삼성중공업도 체인지오더 2천억원 제외하면 전체적으로 적자가 3천억원이 넘을 것입니다.

대우조선은 아직 실적발표를 안했지만 흑자발표를 한다한들 어차피 작년에 손실 과다하게 잡은 것 올해 환입해서 흑자가 나는 것이기 때문에 별 의미가 없습니다. 사실상 적자인데 그냥 회계눈속임으로 올해 흑자를 내고 있을 뿐입니다.

조선 빅3는 여전히 세계최고의 경쟁력을 가지고 있습니다. 일본은 이미 상대가 안되고(벌크선이 주력) 중국이 굴기를 외치며 돈을 퍼부었지만 중국산 선박은 품질문제가 많아서 선주들의 신뢰를 얻지 못하고 있다고 합니다.

얼마 전에는 후중중화조선소에서 건조한지 2년밖에 안된 신형LNG선이 운항불가 판정을 받고 폐선됨으로서 고부가선 시장에서 거의 퇴출수순을 밟고 있습니다.

한국 조선소들이 이렇게 경쟁력이 뛰어나지만.. 경쟁력이 뛰어나면 뭐 합니까 돈을 못버는데 말이죠. 시장이 얼어붙은 상태에선 아무리 경쟁력이 있어도 이익을 내기가 쉽지 않습니다.

2년전 한창 조선경기가 지하를 뚫고 들어갈 때, 물량확보를 위해 울며 겨자먹기로 저가수주한 선박들이 이제 건조되어 인도되고 있습니다.

당분간 실적을 내기는 쉽지가 않을 것 같습니다. 고정비 부담은 여전한데 매출은 줄어들었고, 삼중을 제외하면 아직 임금협상도 마무리짓지 못했습니다. 현중과 대조는 여기서 또 추가적인 비용이 발생할 것입니다.

한 때 바닥을 기고 지하를 뚫던 한국의 중후장대 산업들(철강, 정유, 석유화학 등)이 이제 살아나서 이익을 내고 있는데 유독 조선만 죽을 쑤고 있습니다.

하지만 죽을 쑤고 있는 지금이 투자를 하기에 적합한 시점이 아닌가 싶습니다. 물론 지금 산다고 해서 금방 수익을 낼 수 있는 것은 아닙니다. 조선업은 사이클이 유독 긴 산업입니다. 호황도 길었지만, 호황이 길었던 만큼 불황도 깁니다. 예상보다 회복이 느려질 수도 있습니다.

하지만 경쟁국들 대비 경쟁력이 여전히 뛰어난 만큼 시장이 살아나면 실적개선과 함께 주가 역시 올라갈 것입니다. 긴 호흡으로 분할매수하면 분명 결실을 볼 수 있을 것입니다.